들어가면서
기독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섬기는 *1종교입니다. 대한민국의 종교 인구는 기독교[개신교(장로교 등)+천주교], 불교, 유교 신자가 대부분입니다. 개신교는 대한민국 인구의 약 20%가 믿는 유력한 종교입니다. *2우리나라에는 개신교보다 구교(천주교)가 100년 앞서 들어왔습니다. 흔히 개신교를 기독교, 구교를 천주교라 하는데, 기독교를 개신교(장로교 등)와 천주교로 구분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1)종교라는 단어는 religion, religio를 번역한 말이다. 서양 문화와 학문을 받아들인 일본이 ‘religion’을 ‘宗敎(종교)’라는 형태로 번역하여 사용한 것이다. 라틴어 religio는 re=다시, ligio=주워 올린다(take up), ‘다시 읽어본다’, ‘다시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religere(다시 인식한다), reeligere(다시 선택한다) 등 유사 단어도 있다. 기존에 있는 형태에서 ‘다른’ 것으로 전환한다는 의미가 있다.
16세기에 유럽에서 religion은 기독교와 동의어였고 20세기까지 기독교 신학에서는 그런 의미로 사용하였다. 그런데 18세기 계몽철학은 (로마)교회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을 시대정신으로 삼았고,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다”라고 선언하였다. 계몽철학이 ‘교리(Dogma)’로부터의 자유를 선언하였는데, 그 교리는 ‘중세 로마교회의 교권주의’이다. 그런데 그들은 천주교의 교권주의를 도려내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의 근본까지 부정하고 파괴하였다.
“능력이 없으면 뚜껑을 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계몽주의는 세울 능력이 없으면서 기독교 재구성을 시도했고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그 결과 세계정신은 해체주의로 접어들었다.
*2) 우리나라 역사에서 구교와 신교에 많은 순교자들이 있다. 구교는 조선 시대에, 신교는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때 순교자가 나왔다. 조선 시대 구교 신자들의 순교에는 성모신심(성모마리아를 통하여 예수께로 나아가는 것)에 의한 순교라는 보고가 있다. 신교의 순교는 일제 식민지 시기의 신사참배 강요에 대한 항거였고(제 1계명), 전쟁 시에는 공산주의의 종교 박멸 정책에 의한 순교였다.
세계 종교 분류에서 기독교에 속하는 종파는 신교와 구교(서방교회), 정교회(동방교회)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천주교는 구교이고,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등은 신교입니다. 기독교는 2천년 교회사애서 나타난 모든 종파의 총칭입니다. 개신교(장로교)는 4-5세기 정통신학(아버지와 아들이 동일 실체, 그리스도 양성 교리)과 16세기 종교개혁 신학(이신칭의)에 근거한 교회입니다.
[하나에서 시작한 다양한 기독교 분파]
기독교를 단순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것은 현재 세계적으로 한 종단이 아닌 다양한 종파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기독교도 많은 분파들이 선교하여 다양한 종파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는 1세기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였습니다(사도행전 2장). 교회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한 것을 인식하고, 사도의 가르침과 연속성을 추구하는 종단을 ‘정통 기독교(Orthodox)’라고 합니다. 예루살렘에서 시작했지만 사도의 가르침에서 떠난 기독교를 ‘이단 기독교(Heresy)’라고 합니다. 한국에는 ‘한국에서 발생한 기독교’가 있는데, 이단 기독교 축에도 들 수 없는 ‘사교(pseudo-Christianity)’라고 보아야 합니다.
1세기 예루살렘의 한 다락방에서 모인 120명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께서 승천하실 때에 명령하신 말씀에 순종하여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성령이 임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명령하시며, 그들이 성령을 받으면 ‘자기의 증인’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셨습니다(사도행전 1:8). 제자들은 주 예수님의 당부에 순종하여 성령을 기다렸습니다. 10일이 지난 뒤 오순절에 주께서 약속하신 대로 성령을 받았습니다. 주의 성령을 따라 예수를 증언하여 예루살렘 교회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복음(예수증인)을 예루살렘과 유대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끝까지 전파하였습니다.
당시 많은 개방적인 이방 종교들이 적극적으로 포교하는 상황과 로마 황제의 심한 박해 속에서도 기독교의 단순한 복음은 끊임없이 확장되었습니다.
A.D.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를 합법적인 종교로 공인하면서 박해가 끝났고 기독교는 세계 역사의 주류로 등장하였습니다. 안정된 환경에서 기독교는 ‘정통과 이단’을 구분하였습니다. 정통과 이단 분류는 구원을 얻는 복음에 대항하는 그릇된 견해를 가진 주교가 공격하며 교회를 분란시킴으로 발생한 것입니다.
참된 종교로서 기독교와 거짓 종교로서 기독교를 법적으로 규정한 용어가 정통과 이단입니다. 이단으로 정죄받은 세력은 교회의 결정에 불순종하여 분리해 나간 후 소멸되거나 교회 안팎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통 교회는 2천년동안 결코 끊어짐 없이 세계 교회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정통 교회도 많은 분파가 있지만, 이단에도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A.D. 1054년, 기독교는 서방(로마)과 동방(콘스탄티노폴리스)으로 분리하였습니다. ‘한 교회(보편교회)’에서 ‘두 교회’, ‘서방교회’와 ‘동방교회’로 나뉘었습니다. 사도신경 중에서 ”거룩한 공회”는 ‘한 교회[the universal Church]’를 믿는다는 고백입니다. 서방교회는 16세기 종교개혁으로 로마 카톨릭(구교)과 개신교(신교)로 다시 분열하였습니다. 개신교는 고대교회로의 회복을 주장하는 개혁 운동이였습니다. 동방교회가 있는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을 이슬람 세력이 차지하며 동방교회는 매우 약화되었습니다. 현재는 그리스와 러시아 정교회가 있습니다.
이집트 콥틱, 시리아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 에티오피아 정교회 등은 ‘단성론자’로 정통 기독교가 아닙니다.
기독교 종파 중에서 신자 수가 가장 많은 로마 카톨릭이 세계적으로 가장 광범위한 영역(유럽, 남아메리카)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로마 카톨릭은 16세기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아메리카와 아시아의 필리핀을 종교화하였습니다.
개신교는 16세기 종교개혁으로 발생하였습니다. 종교개혁은 중세 로마 교황주의에 대항하여 독일에서 루터, 제네바(스위스)에서 프랑스 사람 칼빈에 의해서 일어났습니다. 영국에서는 교황권을 부정하는 정치적 상황 하에서 청교도 운동과 성경 읽기 운동에서 시작되어 침례교, 감리교, 회중교회, 구세군 등 많은 분파가 발생하였습니다. 현재 영국의 개신교는 영국국교회(성공회)와 스코틀랜드 장로교가 대표적이고, 독일은 루터교회, 네덜란드는 칼빈의 개혁파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다수 개신교는 침례교입니다.
17-19세기 미국에서 부흥운동이 발생하였고, 부흥운동의 강력한 선교 열정으로 남/북장로교 선교사들이 조선에 들어와 선교하였습니다. 캐나다 장로교, 호주 장로교에서도 선교사를 조선에 파송하였습니다. 조선에 들어온 선교사들 중에 장로교 선교사들이 다수였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장로교가 가장 큰 숫자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대한민국처럼 장로교가 우세한 지역은 없습니다. 한국 개신교의 여러 종파에서 장로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종파가 없을정도로 영향력이 강합니다.
이 모든 분파의 총합을 기독교라고 합니다. 세계 종교 분류에서는 기독교 이단까지도 기독교로 분류하여 세계 전체 기독교인 숫자 통계에 이단 기독교인들도 포함시키기 때문에, 기독교 인구 통계는 어느 정도만 신뢰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 이단 종파도 기독교 안에 포함시키지만, 정통 기독교는 ‘타 종교’보다 ‘이단 기독교’를 더 경계합니다.
기독교는 ‘기독의 종교’라는 뜻입니다. ‘기독(基督)’은 ‘그리스도’에 대한 중국어 번역으로 우리에게 소개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처음 ‘야소(耶蘇) 기독(基督)’으로 번역하였고, ‘야소’는 ‘예수’로 바뀌었지만 ‘기독’은 ‘그리스도’와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선교 초기에는 ‘야소교(耶蘇敎)’로 소개되었다가 점차 ‘기독교’로 전환된 것으로 보입니다. ‘야소교’는 ‘예수교’입니다. 즉 ‘예수교’와 ‘기독교’는 동일한 종교인데 한국에서는 ‘야소교’로 불리다 ‘기독교’로 전환되었고, 현재는 모두가 ‘기독교’라고 통일해서 사용합니다. 한국 장로교 역사에 ‘조선야소교장로회’라는 명칭으로 ‘예수교’가 남아 있습니다.
중국어 음역에서 온 기독(基督)은 초기에는 ‘기리스도’로 음역하였다고 합니다(김종식 세계기독교박물관 관장). 김종식은 중국에서 ‘리스’를 빼어버리고 ‘기도’만 사용하다가, 청나라 때에 ‘기독’으로 정착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기독’을 ‘지두’라고 읽는데, ‘기독’이라는 발음이 청나라 만주족 언어에서 구개음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야소’를 사용하다가 발음의 늬앙스 문제로 헬라어 음역으로 ‘예수’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종교’ 혹은 ‘예수의 종교’입니다. ‘기독교’는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을 가진 분파의 총칭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 지식을 진리의 기둥으로 삼습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이 정통 교회의 가르침과 다를 때에 이단으로 정죄합니다. 다양한 분파는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의 강조점과 적용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종교이므로, 교회를 세우신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그 순간 기독교가 되지 못합니다.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르게 믿고 섬기며 증언하는 종교입니다. 기독교 이단은 그리스도의 이름을 빗대어 교주를 숭앙하는 사교이거나, 교묘하게 거짓 그리스도를 주장하는 사이비입니다. 교회안에서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은 이교도, 이교라고 합니다. 이교는 다른 종교이고, 이단은 기독교 안에 있는 다른 기독교입니다.